[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갓길도 없는 77번 국도변에 마실이(전동의자)가 서 있다. 그 아래로 먼데 갯벌에 점 하나 느리게 움직인다. 그 옆에 왜가리 같은 놈이 할머니에 붙어 꼼짝 않는다. 밀물 때라 금방 물들겠다. 할머니 눈만 보인다. 조새로 도팍 뒤끼면서 굴을 까고 바구니에 담는다. 쉬지 않고. 평생 깐 굴의 갯수가 일억일까, 십억일까? 완도읍 오일장에 팔러 나오신다고 했다.
"그런 사진 찍으먼 어디서 돈이 나오냐," 물으셨다. 그랬으면 좋겠다. 갈문리 엄마의 뜬금없는 질문에 말을 잃었다. 울 엄마가 내게 하는 말 같아서다. 내 사진 한 컷이 갈문리 엄마의 굴 한 점처럼 세상에 도움 될까? 몸도 마음도 지치는 요즘이다. 내일은 장터로 갈문리 엄마를 보러 갈거다.
2011년 12월 14일 완도 갈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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