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판소리 좋아하는 분들은 임ㅎㅂ이라고 해남이 고향인 젊은 명창을 알 거다. 그 임 명창의 고모이신데, 완도 오일장에서 유명한 엄마다. 나와는 청해진12군고를 함께 했던 사이다. 나는 장구, 엄마는 비구니 스님이다. 둘 다 그만 뒀다. 엄마는 무릎이 고장 났고, 나는 마음에 병이 났다. 풍물, 소리, 고법 등 못하시는 게 없다. 장터에서 반지락 까는 일이 그녀 메인이다. 그래서 별명이 반지락녀다. 날 추운 요즘 뻥튀기등을 파신다.
넓은 오봉 욱에 앙겄는디 그 아래 벌건 뭔가 있다. 자세히 보니 작은 촛도막에 불꽃 살아있다. 엄마 넙턱지 아래 깊숙히 손 넣어보니 제법 따뜻하다. 울 엄마의 장터 추위 이겨내는 팁이다. 겁나 지혜롭다. 촛불이 박근혜 퇴진 기원에만 쓰이는 줄 알았드마, 정권만큼 냉랭한 겨울추위와 맞짱뜨는 뜨거운 무기였다니.
벌건 불꽃 달고 있는 촛불은 구호도 외치고 있었다. "소원성취." 이루어질 거다.
2013년 12월 30일 완도읍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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