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매생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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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매생이는...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4.01.1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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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씨 뿌린지 두달만에 매생이는 잘 컸다. 해와 바람과 바다가 주는 선물이다. 진인사대천명은 이 경우에도 해당한다. 수확 초기에 다소 걱정도 했으나 다행히 올해 매생이 풍년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 달 전 매생이는 한 재기에 5,000원을 호가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법 '큰손'들이 보유했던 작년 재고 물량(냉동 매생이)이 풀렸다. 매생이 수확이 한창인 지금 가격 폭락 조짐이 보인다. 이미 재기당 가격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갔다(강진 마량수협 판매가격 기준). 이렇게 되면 매생이 양식을 포기해야 한다. 인건비 건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세 어민들은 그거라도 팔아 밑천을 건지려 한다. 가격은 더 내려간다.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큰손'들은 싸게 매생이를 사서 냉동고에 저장할 거다. 이 악순환은 내년에도, 그 내년에도 되풀이될 거다. 영세 어민들을 구해줄 착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혹은 정의로운 정부나 기관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람의 일이지만 결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하는 것이니 그럼 하느님 일인가?

2014년 1월 12일 고금도 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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