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저는 완도읍 북방파제 입구 완도금일수협 주차장 사이에서 자라는 동백나무입니다. 옆에 제 동백 친구들 그리고 팔손이랑도 사이좋게 살았지요. 이제 여길 떠나야 한다네요. 왜 뽑히는지, 그리고 어디로 옮겨가는지는 잘 모릅니다. 우리가 떠난 자리에 주차장이 들어설지, 새 건물이 세워질지, 아니면 우리보다 더 멋진 나무들이 심어질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2006년 말에 저 건물이 준공한 걸 저도 지켜봤으니 여기서 오래 살었네요. 그간 이 꼴 저 꼴 많이 봤지요. 아침 일찍 물 본 활어를 위판하러 오시는 늙은 엄마, 아부지들도 이제는 볼 수 없겠네요. 활어공판장이 활동 주무대인 용칠 아자씨도 겁나게 보고싶을 거요.
완도 사람들에게 서운한 게 왜 없겠어요. 역서 7년이나 살았으니 그만 떠나라는 뜻인지 아니면 여기서 너희 동백 따위를 위한 공간은 더 이상 없다는 뜻일까요? 그래도 우리는 비좁고 열악한 여기 환경에서 붉은 꽃을 피워내려고 애 많이 썼답니다. 그것만큼은 모두가 알아주면 좋겠어요. 조만간 열리는 국제 해조류 박람회만큼은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네요. 멋지게 치뤄내길 바랍니다.
우리들 같은 일회용 인스턴트 존재들에게 엄청 긴 7년간이나 살도록 배려한 완도수협 측에 감사합니다. 조합장님 감사합니다. 조합원님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완도수협에서 팔려가는 동백나무 올림
2014년 1월 27일 완도금일수협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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