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도 반공시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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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도 반공시대 유물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4.02.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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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20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온전한 형태의 시멘트 탑 하나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 완도군 조약도 화가리 마을회관 뒷편 텃밭에서 발견된 이 유물에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은 탑 표면의 기록에 그 이유가 있다. 그 글씨는 흰색 페인트 바탕에 검정과 빨강색으로 고딕에 가까운 일명 '유신체'인 것이 특징이다. 더러 퇴색되고 글자가 겹쳐져 있으나 그 뜻을 해독하기에 어려움은 전혀 없고, 오히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예술적 가치라곤 논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전쟁 광분 세력의 당시 지배 이데올로기를 엿볼 수 있어 귀중한 역사 유물로 평가된다. 과거 마을마다 있었던 이 탑들은 이제 냉전주의자들의 퇴출과 함께 시나브로 사라져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음에도, 이 마을 반공탑은 훼손되지 않고 비교적 깨끗한 상태여서 국가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우기 냉전 시기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으로 당선돼 취임을 앞둔 시기여서 이 유물의 보존과 활용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견된 반공탑의 총 3면에 쓰여진 글자는 알아보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면: 주저말고 자수하여 자유품에 안겨보자
2면: 간첩도 자수하면 내국민 내형제
3면: 간첩잡는 아빠되고 신고하는 엄마되자(신고하여 애국하고 자수하여 행복찾자)

2013년 2월 9일 완도 조약도 화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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