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에 ‘진린도독비’ 건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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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에 ‘진린도독비’ 건립해야
  • 굿모닝완도
  • 승인 2024.02.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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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장, 조선대 행정학 박사)

최근 ‘순천향대학교 이순신연구소’에서 완도 청산도에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의 사이가 매우 돈독했다는 내용을 담은 ‘진린도독비가’가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이충무공전서」, 「충무공가승」 등의 문헌자료를 통해 밝혀냈다.

그동안 관련 문헌에 대한 오해로 청산도 ‘진린도독비’는 중국의 청산도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 숙종 대에 청산진이 설치될 때 완도 청산도에도 조명 수군이 주둔했다는 기록이 확인된 이후 이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집중되고 있다.

문헌자료를 토대로 밝혀진 ‘진린도독비는’ 1681년부터 1715년 사이에 건립되었으며, 진린 도독이 노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예감하고 안타까운 나머지 제갈무후의 운명연장법을 권유하였고, 이순신 장군은 자신은 제갈무후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해 제갈무후의 운명연장법을 쓸 수 없다고 답하는 내용을 담은 ‘답진도독린서(答陳都督璘書)’이다.

이는 당시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의 관계가 돈독한 사실을 알려주는 역사적 사례이다.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의 우정은 정유재란부터 시작되었다.

명나라를 정벌하러 가는데 필요한 길을 빌려달라는 ‘정명가도’를 명분으로 1592년 4월 시작된 임진왜란 이후 발발한 정유재란 참전을 위해 1598년 7월 진린 도독은 병선과 함선을 이끌고 고금도 통제영에 합류하였으며, 명나라 수군의 안녕과 승전을 기원하기 위해 묘당도에 관왕묘를 건립했다.

관왕묘는 우리나라 관우 사당 중 유일하게 수군이 건립하고 군신인 관왕과 함께 해신 마조신을 모시는 의미 있는 사당으로, 현재는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충무사로 변천돼 국가 지정문화재 사적 제114호로 관리되고 있다.

이후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은 고금도에서 조명연합수군을 형성해, 금당도 앞바다에서 왜구 27명의 목을 베고 배 6척을 침몰시킨 금당도 전투를 시작으로, 고금도에서 30㎞ 떨어진 절이도까지 출전해 안택선 50여척과 왜구 1만 6천여명을 물리친 절이도해전,

순천왜성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 왜구를 섬멸하기 위해 고금도에서 무려 120㎞에 달하는 거리를 출정해 왜선 30여척을 침몰시키고 3천여명의 왜구를 살상한 예교해전, 임진왜란부터 정유재란까지 7년 전쟁을 끝낸 전투이자 이순신 장군 생애 최후의 해전인 노량해전 등의 전장에서 생사를 함께하고 깊은 우애를 나누며 네 번의 전투를 함께했다.

진린 도독은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이순신 장군을 묘당도 월송대에 안치하고 직접 제문을 지어 장례를 치루고, “큰별이 바다에 떨어져 잠겼다”며 크게 슬퍼했다.

명나라로 귀국하기 전 선조에게 “이순신은 하늘과 땅을 날줄과 씨줄삼아 천하를 경영하는 재주가 있고, 찢어진 하늘을 꿰매고 흐린 태양을 목욕시킨 공이 있다”며 칭송했다고 전해진다.

1644년 청나라에 의해 명나라가 망하자 진린 도독의 유언을 받든 손자 진영소는 관왕묘가 있는 고금도로 이주하였으며, 현재 해남군 산이면 황조마을에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이렇듯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의 우정은 오늘날까지 끈끈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완도 고금도는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이 연합수군을 결성해 함께 왜구를 무찌른 출발지이자, 전쟁의 승리와 평화를 기원한 관왕묘가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또한, 완도 청산도는 고금도 외에 연합수군의 활동 장소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진린도독비’가 있었던 또 하나의 특별한 장소이다.

그러나 현재 청산도에 있어야 할 ‘진린도독비’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사라진 상황이다.

이에 외세 침략에 항거한 두 장군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완도 청산도에 ‘진린도독비’를 건립하여 중국 및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철학을 알리는 역사의 장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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