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배움중심수업을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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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배움중심수업을 디자인하다
  • 박정순 기자
  • 승인 2020.01.31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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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21일 전남 보성군 청소년 수련원에서 1박2일로 ‘나도 할 수 있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디자인 연수’가 진행되었다. 이틀 동안 총 15시간으로 운영된 이 연수에는 150여명 교사가 참여하였다. 단순한 강의 중심 연수가 아니라, 직접 각 과목별로 교육과정을 읽고 분석한 다음, 연간 교과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 탐구하고, 활동하고, 협동하고, 표현하고, 공유하는 실제 수업안을 설계하는 실습을 하는 연수였다. 그래서 강사만 25여명이 넘었다.

20일 오전에는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윤준서(전남 배움의 공동체 대표, 영암중)교사의 ‘배움의 공동체 철학과 사례를 중심으로 한 학생배움중심 수업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오후부터는 각 과목별로 모여 교과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읽고, 역량중심 교육과정 편성을 위한 실행연수를 하였다. 그리고 1년 교과 교육과정 재구성하여 대단원 재구성, 차시 디자인 실습을 했다.

역량을 키우는 학생배움중심 수업을 처음으로 접하는 교사도 상당히 많았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영상으로 처음 접한 교사들 중에는 ‘이렇게 교사가 직접 가르치지 않고, 학생들이 주도해서 제대로 배움이 이루어질까? 교사가 정리해주지 않고 학생간 협력으로 과연 수업이 될까? 수능을 대비한 교육이 될까? 아무래도 우려가 된다.’ 많은 질문도 있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저녁 늦게까지 연수가 진행될 수록 교사들의 눈빛은 빛났다. 피곤한 줄도 모르고, 학교교육과정을 생각하면서 년간 교과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단원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다음날 21일에는 실제 차시 수업안을 하루 종일 짜보았다.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이 수업에서 키우고자 하는 역량을 찾아 수업 주제를 정하고, hop(도입),step(스텝),jump(도약)를 흐름속에서 필요한 탐구 자료와, 협동해서 해결할 과제를 핵심질문으로 만들었다. 그날 수업의 꽃인 점프활동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였다. 이렇게 연수가 끝날 즈음에는 몇차시 분량의 수업안이 완성되어 각 모둠별로 만든 수업안을 함께 공유하였다.

연수를 마치고 소감을 나누는 과정에서 연수가 서로의 성장과 감동의 시간이었음을 확인했다. ‘ 처음으로 접해본 수업이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어요. 준비되지 않은 여행에서 뜻하지 않은 느낌과 감동을 가지고 가는 느낌입니다. 이제 학생 배움중심수업의 비밀을 알아버렸는데 현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수업을 가르치고 있을 것 같은 불안감도 있네요. 새 학기 준비를 방학 동안에 한 것이 너무 뿌듯합니다...’

혁신학교 운동 10년 동안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고, 학교문화를 민주적으로 바꾸고, 학생자치를 활성화시키고, 학부모 지역과 협력하는 학교 만들기에 주력해왔다. 여전히 어렵고 아쉬운 부분이 수업혁신이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배우게 하는 학생 배움중심 수업은 현안과제이다.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학교를 바꾸고, 수업을 바꾸는 걸 지원하고자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 활성화를 위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수업의 주체인 교사가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수업혁신은 성공하지 못한다. 더구나 학생배움중심 수업은 교사 혼자서는 하기 힘들다. 교사들 스스로가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학교내, 학교밖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함께 공부하고, 수업을 열고,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번 연수에 전남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연수로 150여명의 교사가 참여하였다. 특히, 젊은 신규부터 36년차 경력교사까지 다양한 교사가 모여 수업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혼신을 다한 결과, 모두 새학기에 수업을 혁신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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