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 선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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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 선정돼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1.12.19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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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완도군 현실을 빗댄 맞춤형 표현이라는 지적
신지도에서 서예 지도를 하고 있는 목하 정지원 선생이 묘서동처를 썼다.
신지도에서 서예 지도를 하고 있는 목하 정지원 선생이 묘서동처를 썼다.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대학 교수들은 올해 우리 사회를 “권력자들이 한패가 되어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보았다.

매년 이맘 때 그 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통해 우리 사회를 풍자해 온 교수신문이 2021년 한국 사회를 묘서동처(猫鼠同處)로 표현했다. 설문에 응답한 전국 교수들 중 가장 많은 29.2%가 선정한 결과이다. 묘서동처는 ‘고양이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패가 된 걸 뜻한다.

묘서동처 선정 이유에 대해 한 60대 인문학 교수는 “국가나 공공의 법과 재산, 이익을 챙기고 관리해야 할 처지에 있는 기관이나 사람들이 불법과 배임, 반칙을 태연히 저지른다”라며 “감시자, 관리자 노릇을 해야 할 사람이나 기관이 호시탐탐 불법, 배임, 반칙을 일삼는 세력과 한통속이 되어 사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일들이 속출한 양태”였다고 밝혔다.

다른 한 60대 사회계열 교수는 “정치판에 여야 모두 도둑놈들이면서 ‘도둑놈은 나쁜 놈’이라고 떠들어대는 해”였다고 평가했다.

우리 지역 60대 한 주민(고금면, 남)은 “국가 공무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행정이 위법과 거짓을 예사로 일삼고 이를 견제할 책무가 있는 의회조차 한통속이 된 우리 완도군의 현실을 빗댄 표현 같다”고 밝혔다.

50대 다른 주민(완도읍, 남)도 “엄정한 조사가 본분인 감사팀과 또 위법을 공정하게 수사하는 기관이 행정과 한통속이 돼 짜고치는 것은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묘서동처는 당나라 역사서인 ‘구당서’에 처음 등장하는 표현으로, 당시 지방의 한 군인이 자신의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쥐와 같은 젖을 빠는 걸 보고는 그 쥐와 고양이를 임금에게 바쳤다는 것이다. 이를 본 관리들은 복이 들어올 징조라며 기뻐했는데 한 관리만이 “이 사람들이 정신을 잃었다”며 한탄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묘서동처에 이어 2위는 인곤마핍(人困馬乏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기진맥진한 상태), 3위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 4위 각주구검(刻舟求劍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 5위 백척간두(百尺竿頭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 순이다.

지난 2020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는 내로남불과 같은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틀리다는 뜻)가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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