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에 ‘아니오’ 말할 자격이 완도군의회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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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에 ‘아니오’ 말할 자격이 완도군의회에 있나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6.2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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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우철 군수의 발언과 주장에 대해 입장 밝히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결사반대 집회에 참석 후 어선을 타고 어장으로 돌아가는 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 회원들(6월 23일 오전 11시 20분)
집회를 마치고 수산업경영인들이 어장으로 돌아간 자리에 완도군 9인의 의원들이 인증 사진을 박았다.(6월 23일 오전 11시 36분)

 

2023년 6월 23일. 노화도, 보길도, 평일도, 청산도 등지에서 전복 양식하는 어민들이 완도에 모였다.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집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했다.

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 차민진 회장은 선언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사반대와 어민들의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완도 어민들만 온 건 아니다. 영등포 여의도에서도 왔다. 김용민, 주철현 국회의원. 그들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해남 사람도 왔다. 진보당 이정확 전 의원. 윤석열 정부 덕택에 국민들이 방사능과 오염수 등에 관해 공부 많이 한다고 그는 말했다. 광우병 사태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500여 명 정도 어민들이 100척이 넘는 배를 타고 이날 집회를 위해 멀리서 물살을 가르며 왔다. 해적을 소탕하러 가는 장보고 장군이 이랬을까. 왜놈을 쳐부수러 고금도진을 출정할 때 이순신 장군이 그랬을까. 오늘만큼은 어민들이 장보고요, 이순신이었다.

1시간 남짓 집회를 마치고 보여주려던 해상 퍼레이드조차 못하게 한다. 바다조차도 이미 그들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도망치듯 자신들의 어장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완도항 뿌조리(덜러메)를 돌아나갈 때가 오전 11시 20분쯤. 텅 빈 집회장을 다시 채운 건 9인의 군의원이었다. 그들은 현수막 하나를 앞에 펼치고 사진을 박았다. 그때 시각이 11시 36분.

일본의 오염수 방류 소식에 분노해 만사를 제쳐두고 결사 집회를 위해 어민들은 달려왔는데, 완도군의회는 임시회 집회를 잠시 미루는 것이 그리 어려웠나 보다. 파장 때 와서 인증샷은 또 뭔가.

신우철 군수는 2022년 3월과 2023년 2월, 그 사이 그리고 이후 쭉, 12개 읍면을 순회하며 전체 군민들을 대상으로 '군민행복 정책토크'에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해도 우리 수산물에 아무 피해가 없다,” 따라서 “우리 완도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할 이유 없다,” 오히려 “이번 방류를 계기로 우리 수산물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절호의 기회로 삼자” 등의 주장을 계속해 왔지만 이에 대해 완도군 9명 의원들은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김양훈, 박병수, 박성규, 지민, 최정욱 등 5명 군의원들은 같은 날(23일) 고금면에서 오염수 방류 규탄 대회에 참석해 “정부와 여당은 일본의 방사능 테러 시도 앞에 국민께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신우철 군수의 발언과 주장에 대해 침묵하고 방조했던 그들이 과연 정부와 여당에 대해 ‘노’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이 성명서에서 밝힌 대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수산업을 궤멸시키는 방사능 테러”라는 주장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약속이 진실이라면, 이제 신우철 군수의 문제의 발언과 주장에 대해 ‘아니오’를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했던 그들의 주장과 약속은 한낱 거짓임에 틀림없다. 퇴진해야 할 세력은 윤석열 정부나 신우철 집행부가 아니라 완도군의회 당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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