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간척지 태양광 발전 사업의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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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간척지 태양광 발전 사업의 문제들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9.28 1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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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고금도 항동마을 어부)
지난 6월 13일 고금간척지 모습
지난 6월 13일 고금간척지 모습

지난 수요일 오후 3시. '주민등록등본, 통장, 만 원'을 가지고 마을회관에 모이라는 이장의 방송을 듣고 나간 자리에 태양광 사업자(ib vogt) 직원들이 들어왔습니다. 고금간척지 태양광 배당금을 주기 위해 출자금을 받고 계좌번호를 적어간다면서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받으려고 했습니다.

작년 8월, 태양광이 무해하고 사업수익을 마을에도 배분한다는 일반적인 설명은 있었지만, 태양광 시설 시공과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판매수익은 얼마이고, 수익을 어떻게 배당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1년만에 갑자기 나타나 산업자원부 허가와 주민 동의를 받았다며, 배당금을 앞세워 태양광 동의서에 서명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는 저에게 “지금 조합에 가입해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배당금을 받으려는 분들이 저 때문에 신청을 못한다”며 압박을 주기에, 추후 다시 설명회를 제대로 한 후 조합원을 모집하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그 다음날, 완도군과 산업자원부에 확인한 바로는 고금간척지는 현재 태양광 설치가 불가한 지역으로 발전사업 신청을 받을 수도 허가를 줄 수도 없다고 하니, 사업자의 기만행위에 화가 나고, 휘둘리는 마을을 생각하니 서글퍼졌습니다.

1. 태양광의 유해성 논란을 떠나서, 얻는 것(돈)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오염수 방류로 어업이 위기에 빠지면 귀어민이 떠나고, 태양광으로 농토가 줄면 청년 농민도 떠나고, 검은 패널로 뒤덮인 고향에 자녀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마을이 사라지는 소멸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더욱이 전남도 전력 과잉생산,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송배전망의 미비, FIT(발전차액지원) 폐지 등으로 전력 판매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자가 제시하는 수익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금간척지에 태양광을 설치해야 한다면 안정적인 시설 운영과 공정한 수익 배분을 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기업 또는 대기업 등에 맡기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도 있습니다.

태양광 허가만 받고 매각하거나 수익률을 부풀려 제시하는 사업자에게 우리 터전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항동마을에 왔던 사람은 독일계 태양광업체 이브 보그트(ib vogt) 한국지사 직원으로, 국내에서는 단 한건도 태양광 시설을 완공하여 운영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산업자원부 허가를 받았으므로 신뢰할 만한 기업임을 내세웠는데 그것마저 허위사실이었습니다.

3. 고금간척지 태양광으로 고통 받게 될 도남, 부곡, 항동, 척찬 마을주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태양광이 정부 정책사업이며, 주민참여형으로 운영해서 면민 전체에게 배당금을 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고금간척지 인근 주민의 피해를 외면해서는 안되며, 특히 간척지 인근에 주택이 많은 도남리 주민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고, 항동, 척찬, 부곡마을 젊은이 상당수가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4. 태양광 사업자에게 유리한 이격거리 축소 조례 개정안이 완도군 의회에서 통과되어서는 안됩니다.

현재 도로로부터 1,000m, 주거지역으로부터 500m인 태양광 입지제한이 도로로부터 15m, 주거지역으로부터 100m로 축소된다면, 약산면 간척지와 고금면 간척지는 물론 고금면 여기저기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고, 내 집 앞까지 들어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태양광 사업자들의 돈벌이를 위해 농어촌의 황폐화를 부추기는 이격거리 축소는 막아야 합니다.

5. 윤석열 정부가 일본 오염수를 반대하지 않았다고 격분하셨습니까?

그럼 우리는 내고향 고금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태양광 사업이 고금도를 위한 일인지 깊이 고민해보고, 아름답고 살기좋은 고금도를 지키기 위해 ‘태양광 이격거리 축소’ 반대 의견에 목소리를 높여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책임과 영향력이 있는 고금면 단체장들(이장단, 번영회, 청년회 등)이 간척지 인근 주민과 후손들의 위한 올바른 결단을 내리고, 정의로운 행보에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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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랫는데안그랫데 2023-09-22 08:44:37
이렇게 깨어있는 분들이 계셔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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