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도(덕암리) 주민들,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절대 반대”
상태바
고금도(덕암리) 주민들,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절대 반대”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8.02 2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독시설 운영 않고 한우협회 사무실만 이용하겠다는 완도군의 수정 제안에
‘학교 정화구역 내 축산폐수배출처리 시설은 법률에 따라 금지’ 본지 문제제기
고금도 주민, 한우협회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점소독시설 추진에 관한 간담회가 열렸다. 
2021년 11월 착공한 거점소독시설이 공사 중지된 상태. 고금고등학교 정문이 지척에 있다.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고금면 덕암리에 추진 중인 완도군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관련 주민 간담회가 지난 2일 오전 고금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현재 추진이 중단된 거점 소독시설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기를 바라는 전국한우협회 완도군지부 회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반대하는 덕암리 주민들과 시종일관 긴장된 분위기를 이어갔다. 거점 소독시설의 현황과 개요에 관한 보고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우협회 회원들과 덕암리 주민들 간 거친 설전도 오고갔다.

회의를 주재한 황창령 완도군 농업축산과장은 “거점 소독시설 사업은 금년 말까지 종료되어야 하며 소독시설을 짓되 운영하지 않고 한우협회 회원들이 사무실만이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전 간담회와 다른 제안을 내놓았다. 즉, 다른 부지로의 이전을 고려하지 않고 소독시설과 협회 사무실이 함께 들어있는 건물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어려우니 일단 소독시설을 짓되 시설 운영은 하지 않고 우선 협회 사무실만 쓰고 추후에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소독시설도 운영하겠다는 제안이다. 

주민반대추진위원회 황규우 덕암리 청년회장은 “처음부터 한우협회 사무실을 짓기 위해 부지를 기부체납했고 주민들은 소독시설이 추진 중인 줄도 모르고 있다가 착공하면서 알게 됐다. 또 이전 간담회에서 군청 과장이 주민들과 협의 없이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갔는데 소독시설을 짓돼 협회 사무실만 운영하겠다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완도군과 한우협회가 주민들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 중지된 사업에 대해 주민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해선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종필 협회 회원은 “비록 최첨단시설이라도 마을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악취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는 여과장치를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다음 기회에라도 다시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김병완 반대추진위원(덕암리 주민)은 “애시당초 완도군이 주민들과 협회와 함께 공론화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히고 “현 예정지에 협회 사무실을 짓고 소독시설은 다른 곳에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협회 한 회원은 “2년째 사무실도 없는 서러운 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주민들의 양해로 현재 추진 중인 위치에 최첨단 소독시설과 협회 사무실이 지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학교 주변 정화구역을 명시한 학교보건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학교 정화구역 내에서 축산폐수배출처리 시설은 금지된다는 학교보건법 규정에 따르면 거점소독시설은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본지 기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완도군 황 과장은 “이 사항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인해서 추후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영 운영위원장은 “고금고 운영위원회는 소독시설 문제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 없다. 교장 선생이 한우협회 건물을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도장을 찍어주었다. 학생들에게 1퍼센트라도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우 사업도 중요하지만 학교는 우리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이 점 충분히 배려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학부모들에게 설문조사를 할 것이다. 아침 등교 때 큰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좁은 길로 다닌다. 학교 입장에서는 교통안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학교의 입장을 밝혔다.

완도군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사업은 지난 2021년 11월 중순 고금면 덕암리 현 공사부지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사업을 알게 된 덕암리 청년회를 비롯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반대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투표로 반대를 공식화했다. 2022년 1월 24일 완도군 황창령 과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반대추진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민들과 협의 없이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주민들은 반대 서명부를 완도군에 제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완도군이 수정된 제안(소독시설을 짓되 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우선 한우협회 사무실만 이용하자는 안)을 했으나 다시 주민들이 다시 반대해 거점소독시설 추진사업은 표류하게 되었다.

한편 학교 정화구역 내 거점소독시설 추진이 학교보건법이 정한 금지시설에 해당할 수 있다는 본지의 문제제기와 앞으로 학교 측(운영위원회, 학부모회, 학생회)의 의지와 입장에 따라 사업의 추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