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문 보낼 생각 없다'는 아전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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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문 보낼 생각 없다'는 아전 나리
  • 차광승 기자
  • 승인 2022.08.11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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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주무관의 거침 없는 언변
완도군 행정의 현주소

[굿모닝완도=차광승 기자] 본지는 8월 11일 오후 청산 슬로걷기 축제 사후정산 영수증빙 공개 신청과 관련한 국민권익위의 회신 공문이 주무부서인 관광과 축제팀에 정상적으로 전달되었는지 확인차 군청 감사팀을 방문하였다.

해당 공문이 관광과에 전달되었느냐고 묻자 국민권익위원회 연락을 담당하는 감사팀 주무관은 자신은 그럴 생각이 없으며 그냥 유선 전화로 내용만 알려줄 것이라고 답하였다.

군익위가 보낸 문건에 '첨부된 해당 결정문을 참고하라'고 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되는 것이고 그걸 관광과에 보낼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 회신 결정문에는 공개해야 하는 이유와 더불어 '관광과가 민원인에 대하여 이러이러한 절차를 행하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공문을 관광과에 보내지 않겠다는 해괴한 논리였다.

본지는 전자공문 시스템에 해당 회신서가 첨부파일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왜 전자공문을 보내지 않느냐고 따졌고 그 과정에서 기자와 주무관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해괴한 논리에 황당한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고함은 기자가 먼저 질렀으니 기자에게도 책임은 있다.

절차를 확인하기 위하여 관광과 축제팀장에게 문의한 결과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행정처리는 공문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이 돌아왔다.

다시 감사팀에 들러 감사팀장에게 자초지총을 설명하였더니 공문을 발송하는 게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감사팀 주무관은 자신은 '보내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유선전화로 내용을 알려준다고 했다'는 해명을 늘어놓았다. 여전히 공문은 보내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주무관은 자신이 한 저 말이 형용모순임을 모를까? 속된 말로 '스텝이 꼬인 것'인데.

이는 직무유기 및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한다.

주무관은 유선으로 알려줄 뿐 공문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줄곧 유지하였으므로 이 기사 작성시점까지는 직무유기 상태에 있는 것이다.

공문을 보낼 것을 주무관이 임의로 유선상 내용 통보만 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주무관이 거리낌 없이 기자에게 해댈 수 있는 게 완도군 행정의 현주소인가? 군청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는 언론에게 업무 지식이 얄팍한 일개 주무관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자신은 직무를 유기하겠다고 대놓고 선언하는 세상이란.

기자가 받은 인상은 해당 주무관 역시 공사 구분을 못하고 끼리끼리 문화에 빠져 있다는 것이었다.

점입가경에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휴게실에서 만난 관광과장에게 기자가 인사를 하자 '당신은 앞으로 나 아는 체도 하지 마라'는 비아냥이 돌아왔다.

본지는 의학 분야 EBM 원칙에 근거하여 환부를 도려내는 표적 기사를 원칙으로 한다. 부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제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한 여타 공무원다운 공무원들은 이 기사로 의기소침하는 부작용이 없기를, 본지가 소리 없는 응원을 하고 있음을, 칭찬에 인색함을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

이 사안과 관련하여 발행인과 온라인 편집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발행인이 기자에게 '너 좀 싼티가 난다'는 지청구를 하였는데 얼마간 타당한 지적이다. 해골을 강타하는 그 촌철살인에 기자의 대응은 염화시중의 썩소.

그 분들(제대로 된 공무원들)에게 한 마디 전하자면 예전에 외교부 근무하던 동향 친구 녀석이 술자리에서 한 말이 있다. 언론은 공무원들이 많은 일들은 정상적으로 잘 처리해도 으례 그러려니 하고 뭐 문제 하나 생기면 침소봉대하고 난리를 피운다나(나는 고개 끄덕끄덕). 빌 클린턴이 언론 포화공격에 자살한 고위 공무원들 두고서 안타깝다면서 '온갖 트집 잡아서 물고 넘어지는 게 언론의 생리인데 그걸 못 참고서...'라고 한 적도 있다. 기자 완장을 찬 나도 혹시 완장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곰곰히 성찰할 일이다.

그래도 성질이 죽지 않으니 싼티 물씬 나는 시조 한 수 읊는다.

백이십 성상 고을을 쓰레빠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청백리 간데 없다.
핏발 선 아전들 기세 등등하니
어즈버 君君臣臣은 꿈이런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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